몸 관리를 시작하고 1년 4개월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면 손이 자동으로 셀렉스 프로핏 단백질 음료로 향하더라고요. 그냥 습관이 됐습니다. 근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게 정말 내 몸에 맞는 선택인가? 단백질이면 다 좋은 건가?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분리유청단백이 기본인 이유, 수치로 보면 명확합니다
단백질 보충제를 고를 때 성분표 앞에서 멈추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유청, 카제인, 대두단백 세 가지가 주를 이루는데, 저도 처음엔 뭐가 다른지 잘 몰랐습니다.
핵심은 류신(Leucine)입니다. 류신이란 가지사슬아미노산(BCAA, Branched-Chain Amino Acid) 중 하나로, 근합성을 촉진하는 mTOR 경로와 IGF-1(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아미노산입니다. 쉽게 말해 근육을 만드는 스위치를 켜는 열쇠입니다.
유청단백 20g에는 류신이 약 2~2.4g 들어있습니다. 반면 대두단백 20g에는 1.4~1.6g에 불과합니다. 같은 단백질 양을 먹어도 근합성 효율이 다릅니다. 여기에 유청단백은 소화와 흡수 속도도 세 가지 중 가장 빠르고, 혈중 아미노산 농도를 빠르게 올려줍니다.
그렇다면 분리유청단백(WPI)과 농축유청단백(WPC)은 뭐가 다를까요. WPC는 유당이 포함된 형태이고, WPI는 유당을 제거한 분리 공정을 거친 제품입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90% 가까이가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농축 형태보다 분리유청단백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가수분해유청단백(WPH)도 있는데, 이건 단백질을 미리 잘게 분해해 흡수를 더 빠르게 만든 형태입니다. 다만 제가 직접 알아본 결과 가수분해 과정에서 쓴맛이 생기기 때문에 실제로는 10% 내외만 가수분해하는 제품이 많습니다. 흡수 속도 차이도 일반 분리유청단백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굳이 프리미엄을 낼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편의점 단백질 음료들을 성분표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유당 불내증이 없는 경우: 농축유청단백(WPC)도 무방
- 유당 불내증이 있는 경우: 반드시 분리유청단백(WPI) 선택
-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대두단백 베이스가 유리
- 요로결석 이력이 있는 경우: 동물성 단백보다 식물성 단백 선호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건 카제인(Casein)입니다. 카제인이란 우유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소화 속도가 매우 느려 아미노산이 장시간에 걸쳐 방출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자기 전에 먹으면 밤새 공급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면 중에는 위장도 쉬어야 수면의 질이 올라갑니다. 소화 작용이 계속 돌아가면 오히려 깊은 수면을 방해합니다. 자기 전 카제인 섭취는 이론상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 수면 질까지 고려하면 제 경험상 권하기 어렵습니다.
단백질 과잉섭취, 어디서부터 문제가 될까
운동을 시작하면서 단백질을 열심히 챙겨먹기 시작한 분들이 오히려 콩팥 수치가 급격히 나빠진 사례가 있습니다. 실제로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단백질을 늘렸다가 사구체여과율(GFR)이 95에서 67로 떨어진 케이스도 있습니다. GFR이란 신장이 혈액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거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60 이하가 되면 만성 신장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60kg 성인 기준으로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약 1g, 즉 60g이 기준입니다. 고령자는 근육 손실이 빠르기 때문에 1.2g/kg까지 올라갑니다(출처: 한국영양학회).
여기서 놓치는 사람이 많은 게 하나 있습니다. "고기 100g에 단백질 20g"이라는 수치는 생물 기준입니다. 구웠거나 삶은 조리 후 100g은 수분이 빠진 상태라 단백질 밀도가 높아집니다. 어르신들이 "조리한 고기 60g 먹으면 되겠구나" 하고 오해하실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실제 단백질 섭취량이 의도보다 훨씬 많아질 수 있습니다.

단백질을 장기간 과잉 섭취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신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소변에 거품이 지속적으로 생긴다 → 단백뇨 가능성
- 혈액 검사에서 BUN(혈중요소질소), 크레아티닌, 요산 수치가 동시에 올라간다
- 요로결석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 통풍 발작이 처음 나타난다
통풍(Gout)은 요산이 관절에 결정체 형태로 쌓이는 질환입니다. 흔히 맥주나 내장류를 많이 먹어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단백질 과잉 섭취로 인한 탈수 상태도 통풍 발작의 주요 유발 요인입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소변을 산성화시켜 칼슘 배출을 늘리고 요로결석 위험도 높입니다.
분리유청단백 타이밍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운동 직후에 먹어야 흡수 효율이 높다는 이야기가 한때 많이 퍼졌는데, 이건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직접 써보고 확인한 바로도 하루 총 단백질 섭취량이 맞춰지면 타이밍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소위 '기회의 창' 이론은 현재 스포츠 영양학계에서도 과장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언제 먹든 하루 할당량만 제대로 채우는 게 우선입니다.
단백질 보충제 선택에서 또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게 있습니다. '산양유단백', '초유단백'처럼 고급스러운 이름을 달고 비싸게 팔리지만, 실제 성분표를 보면 대두단백이 95% 이상이고 산양유나 초유는 5% 미만인 제품들입니다. 원래 대두단백이 유청보다 저렴해야 정상인데, 이름 값에 오히려 더 비싸게 파는 제품들입니다. 뒷면 성분표를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의사라고 항상 완벽한 정보를 주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관련 내용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더 실감했습니다. 전문가 말이라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수치와 근거를 같이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난달에 처음으로 인바디를 재봤는데, 1년 넘게 매일 운동하고 단백질 챙겨먹은 결과가 숫자로 나오는 걸 보니 상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게 아니라, 정확한 기준을 알고 꾸준히 지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단백질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많을수록 좋다는 건 틀린 말입니다. 내 체중 기준으로 하루 섭취량을 계산하고, 성분표를 보고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신장 질환, 통풍, 요로결석 등 기저 질환이 있으신 분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 후 단백질 섭취량을 설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pcHBdri40A&list=PLZjOkV0EhTLeGYehdkLkhxAHR0XhBzYQm&index=26